살사 음악은 빠른가?

2024. 10. 21. 10:50춤 그리고 음악

아 물론 살사 음악은 바차타 음악보다는 빠릅니다. 살사는 BPM 80~110 정도이고 바차타는 50~70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 글의 주제는 살사 음악이 바차타보다 빠르냐를 말하는건 아니예요 ^^

* BPM이란? Beats for Minute으로 1분에 특정 비트가 몇번 반복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위입니다. 주로 음악의 속도를 나타내는데 쓰이죠.

살사음악은 경쾌하고 빠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예를 들어보죠.

쥬라기 공원에 명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주인공이 티라노 사우르스에 쫓기면서 차를 몰고 도망가는 중에 사이드 미러에 공룡 모습이 비치면서 미러 아래의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거울 속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습니다.”
이 글자를 보고 주인공은 엑셀을 급하게 밟아서 바로 뒤에 쫓아온 공룡을 따돌리죠.

아니 공룡이 살사를 추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왠 티라노 사우르스냐구요? 살사 음악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있거든요.

“들리는 음악은 느끼는 것보다 더 느립니다.”

음악 2개를 비교해 드릴게요.

첫번째 곡은 Luis Enrique의 “Yo no Se Manana”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PVi95J-FMo

빠에서 정말 많이 들으셨죠? 부드럽고 감미롭고 춤추기도 편한 곡이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두번째 곡은 Alfredito Linares의 “Tihuanaco”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j8ZrfHQreE

처음부터 여러 타악기가 두두두둥 거리는게 무지 빠르고 힘들어 보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두 음악의 속도는 BPM 94로 동일합니다! 두 곡을 틀어놓고 베이직을 밟아보세요 Tihuanaco가 Yo no se Manana보다 베이직 밟기 힘들지 않을겁니다.

살사 음악은 타악기 리듬이 현란하다 보니 사람들이 실제 음악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속도를 쫓아가려고 하다가 음악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바차타가 대세가 된 후로는 살사 음악도 BPM 100이 넘어가는 음악을 빠에서 잘 안 틀거든요. 그래서 생각만큼 빠른 음악은 별로 없습니다.

(옛날엔 말이여! BPM 114짜리 곡 정도 나와야 아! 오늘 운동 좀 되겠구나 했어!
- 아닙니다. 예전에도 BPM 114짜리 그대로 틀면 욕먹었어요 누구 죽일 일 있냐구요 ^^)

이게 BPM 114인 Cachonder ^^
https://www.youtube.com/watch?v=AztgSqsBx_A
이 글을 쓴 이유는 어제 춤을 추다가 한 여자 분이 그리 빠른 곡도 아닌데 너무 조급하게 움직여서 박자보다 스텝이 먼저 나오는 걸 보고 “음악 생각보다 안 빨라요. 여유 있게 움직여도 돼요.” 라고 해주니 바로 춤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랑 살사를 추신 분들 중엔 제가 강하게 텐션을 줘서 앞으로 오는 걸 막는 것을 느끼신 살세라 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게 박자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나와서 정박에 나올 수 있게 제가 잠시 막아주는 거랍니다.

살사 음악은 빠르지만 여러분들이 지레 겁먹을 만큼 빠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빠른 곡은 빠에서 안 틀어요 ^^) 그러니 아직 살사 음악이 몸에 익지 않은 초중급까지 분들은 살사 출 때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세요. 그러면 여러분들의 살사가 좀 더 편해지고 부드러워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