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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그리고 음악

댄서인가 테크니션인가...

아래 글은 2000년대 중반 쯤 나왔던 글입니다. 이 때는 바차타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이다 보니 살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요즘

바차타에서도 이런 느낌이 드네요. 바차타가 점점 어려워지고 기술적으로

난이도만 올라가는 느낌? 요즘 수업 때 배우는 패턴들을 제대로 리드하고

팔로우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인데 계속 어려운 패턴이 늘어나고 

그 패턴을 그냥 모양만 흉내 내면서 추는 사람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사람들이 센슈얼 바차타에 흥미를 가졌을 때는 살사보다 느리고 

편하고 감미로웠기 때문일텐데 요즘엔 '저 사람들은 바차타 음악에 살사를

추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바차타 박자를 저렇게

쪼개서 패턴을 넣으면 그건 살사보다 더 빠른 동작이 될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요. (살사 BPM 90, 바차타 BPM 60이라고 할 때 바차타 박자를 절반

쪼개서 동작을 넣으면 살사 BPM 120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물론 바차타

음악 전체를 다 저렇게 쪼개는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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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라틴댄스를 즐기는 한국인들의 모습에서 어떤것을 느끼는가?
(라틴댄스라는것이 외국의 문화이기에 그들이 바라보는 시각이란게 그리
무시할 만한것은 아닐듯 하다)
개인적으로 접했던 대부분의 외국인(댄서부터 춤을 즐기는 일반인들을 모두 포함)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것이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수많은 외국인들을 접했던것이 아니니 일부의 얘기일 수도 있다)
"한국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춤을 춘다"
"춤을 즐기고 있는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추는 듯 하고 무서워 보이기도 한다"
"모두 댄서 같다...어려워보이는 동작들을 척척 해낸다. 그런데 느낌이 없다"
"서로가 서로를 보지 않는다. 땅을 보거나 딴 생각을 하는듯 하다"
"머리가 좋아서 인지 빨리 배우는것 같다...그런데 너무 많은걸 배워서 인지
그것을 하기에 바쁜것 같고 어떤걸 할지 매번 고민하는것 같다"
...등,
사실 대부분 개인적으로 접했던 댄서나 일반 외국인들은
클럽에서 라틴댄스를 즐기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댄싱의 화려함에 먼저 놀라는건 사실이다
그러다가 이내 서로가 서로의 춤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어떤 형태에 얽매여 있음을 느끼는 듯한 인상을 가지게 되는듯 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하고 리듬과 서로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박자(카운트)에 집중하는것 같고
그 박자에 집중해서 이루어지는 피겨를 중요시하는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박자를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 시기에
한 월드살사댄서에게 고민을 얘기한적이 있었다
간단하기만 한 그의 대답은...
"그것은 너무도 어렵다" 였다
난 그 이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서야 조금씩 그 답을 찾아가는듯 했다
사실상 살사나 탱고는 "자유"를 큰 모토로 하고 있음에도
우린 너무 박자와 그 박자에 따른 동작을 하는것에 큰 비중을 두면서 춤을 춘다
그러다 보니 그 박자(카운트)에 따라 동작을 하지 못하면
잘못되었다고 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화난 표정을 짓거나 상대에게
질타의 말을 던져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카운트(박자)를 맞출려고 먼저 노력하다보니
자유롭지 못해 춤이 기계적으로 되고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낄 사이도 없으니 느낌이란게 존재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박자(카운트)를 맞추는것이 또 그리 쉬운 일인가?
대부분 우리는 이렇게 춤에 익숙해진다
카운트(약1년후) - 리듬(약2년후) - 흐름(약3년후) - 상대(?)
하지만 이렇게 바뀌어 보는건 어떨까?
상대 - 흐름 - 리듬 - 카운트
더 어렵게 보이는가?
어느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는가?는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 성향에 따를 수도 있겠지만
피겨는 혼자 추는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남과 함께..그것도 이성과 함께 추는 춤이기에
우린 먼저 상대방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존중하는 마음부터 지녀야 함이
옳지 않을까? 한다
어짜피 동작과 박자/리듬...이란것을 찾는다는건 생각보다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그 어려운것을 알기위한 강박감속에서 그것에 노력하게 되고
따라서 그것을 어느정도 알고 나면 다 아는듯 착각하기 싶게 된다
이제서야 한번쯤은 다시 돌아보자
나는 춤을 출때 상대방에 대한 존중심을 내내 가지면서 추고 있는가?
나는 춤을 추고 있을때 상대방의 하나하나의 움직임과 느낌을 놓치지 않고
느낄려 노력하고 있는가?
상대방으로 부터 춤을 추는 내내 자기 자신이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되는가?
상대방이 나의 움직임과 느낌을 충분히 느낄려하는 여유와 움직임을 가지는가?
박자(카운트)에 맞추어 리드(팔로워)를 어떻게 하는가? 를 배우기 전에
리듬(흐름)에 맞추어 상대방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배우는것이 더 필요할것이다
상대를 느끼면서 음악의 흐름에 따라 춤을 추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박자(카운트)를 맞추게 되고 동작을 쉽게 배우거나 창의적으로 하게 된다는
걸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박자(카운트)를 맞추고 동작을 많이 안다고 해도
그것은 그것으로 끝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것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누구나 이런 비슷한 말을 할 뿐
그렇게 하는 방법과 개념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고 있고
배우는 사람 역시 대충 그럴려니 하는것이 한국 라틴댄스의 일반적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서라도 박자(카운트)를 맞출 수 있고
리드(팔로워)를 적절히 할 수 있다는것이
곧 피겨이라는 오해속에서 벗어나
피겨의 진정한 즐거움과 자유를 위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느끼는데서 그것을 찾을려는 노력을
좀 더 하길 바라는 맘을 가져봅니다
작성자: 라틴댄스 페이퍼 편집장 박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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